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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산 김일훈 50] “계룡산 백암동 서문달에 명의가 산다”

작성자
인산한의원
작성일
2023-11-06 17:17
조회
534
보건당국 요로(要路)의 실무자들은 대개 서양의학 위주의 교육을 받고 그것만이 참다운 의학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설령 그들에게 인산이 신약 원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해도 들으려 하지 않을 것은 당연했다.

인산은 계룡산 서쪽 발치에 자리잡은 초막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하고, 나뭇짐을 져다 팔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신약의 합성실험을 계속하였다. 한문을 위주로 배우러 오는 아이들에게 오전 강습을 해주고, 점심 무렵에는 산속으로 들어가 장작을 패서 한 지게에 가득 지고는 그곳에서 10리 남짓한 신도안 장터에 내다 팔았다.

인산의 나뭇짐은 품질(?)이나 수량 면에서 단연 으뜸이었고, 엿을 고아 파는 엿장수가 그 점을 높이 사 인산의 나뭇짐을 맡아 놓고 받아주었다. 나무 한 짐을 지고 나가면 쌀 한 말을 가지고 돌아올 수 있는 시세였다. 그렇게 아침 나절에는 아이들의 훈장 노릇을 했고, 점심 이후에는 나무꾼이 되었다. 그런 틈틈이 환자가 찾아오면 병을 고쳐주는 의사가 되기도 했다.

산촌에 숨어 살듯 하던 인산의 생활이 점차 찾아오는 환자들로 분주한 모습을 띠기 시작한 것은 ‘계룡산 백암동 서문달에 못 고치는 병이 없는 명의가 산다’는 소문이 퍼져 나가면서부터였다. 뇌염 뇌막염 간질 소아마비 등 고질병에 걸려 평생토록 정상적인 삶을 살기 어려운 아이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해보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미친 듯 여기저기 용하다는 의원을 찾아 헤매고 다니다가 인산의 소문을 듣고는 단걸음에 달려오는 부모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단 소문은 ‘계룡산 생불’ ‘백암동 도사’ ‘신선’ ‘기인’ 등 괴이한 칭호와 함께 사람들의 귀에 들어갔고, 그 덕분에 그들은 나름대로 인산에 대해 온갖 상상을 키우며 자기 아이에게 기적 같은 완치의 순간이 다가올 것을 기대하며 찾아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허름한 초막에서 만난 ‘신선’의 모습은 백발과 긴 수염에 붉은 빛이 도는 얼굴을 지니고 있는 게 아니라, 나이는 40대 초반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젊고 옷차림도 평범하여 ‘신선’이라고 볼 수 있는 구석이 얼른 눈에 띄지 않는 데에 은근히 실망을 하였다.

그러나 몇 마디 환자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에 옥같이 희고 고운 인산의 피부에서 은은한 광택이 난다는 점과 쏘는 듯한 눈빛이 어찌나 강렬한지 마주 쳐다보기가 어려울 정도라는 점, 그리고 뭔지는 모르지만 큰 산을 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그의 앞에서는 위압감을 받게 된다는 점을 느끼고 저절로 머리를 숙이곤 했다.

어린 환자를 데려오는 부모들은 인산이 어떤 이상한 약물을 사용하거나 도술 같은 것을 발휘해 아이의 병을 고쳐줄 것으로 예상하고 기대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인산은 사람 사는 주변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동식물을 비롯하여 죽염이나 쑥뜸과 침 등으로 그 고질병들을 치료하였다. 특히 어린아이의 뇌염 및 뇌막염에 대한 치료는 가히 기적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그 결과가 좋았다. 그 질병들은 현대 의학에서도 치료하기가 극히 어렵고, 만에 하나 치료가 된다 하더라도 그 후유증으로 정신박약이나 소아마비, 간질 등 여러 가지 장애를 동반하는 무서운 질병으로 간주되고 있다.

특히 급성으로 진행될 경우에는 대개 손쓸 사이도 주지 않고 환자의 목숨을 앗아가는 질병이었다. 그런데 소문을 듣고 인산을 찾아온 환자들은 대부분 병에서 나아 거뜬해진 몸으로 귀가하곤 하여 인산에 대한 소문은 더욱 기세를 얻어 퍼져 나갈 수밖에 없었다.

의사들의 무지함 때문에 무고하게 죽어가는 환자가 얼마나 많은지 일반인들은 모르고 있었으나, 그들 의사의 대부분은 치료랍시고 환자에게 이런저런 시술을 해보다가 나으면 다행이고 안 나으면 종국에 “최선을 다했지만 더 이상 어쩔 수가 없다”며 포기하는 수준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걸 인산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못 고치는 병이 있다’는 얘기는 철부지 의사들이나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인산은 찾아오는 모든 환자들에게 치유의 기쁨을 맛보게 해주었다.

중풍 환자들도 그런 경우에 속했다. 발병 시에 다행히 죽음에까지는 이르지 않았더라도 반신불수가 되어 불편한 몸으로 남은 생애를 지내게 된 중풍 환자들은 병원에서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다’는 판정을 받게 되면 절망감 속에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전국의 용하다는 사람을 찾아다니며 건강을 되찾고 싶어 한다. 그런 이들 가운데 발병한 지 5일 이내에 인산을 찾아와 처방전을 받아가 그 내용대로 약을 지어 복용한 사람들은 채 스무 첩을 복용하기도 전에 풍기(風氣)가 소멸되는 신비스러운 체험을 하고는 했다.

중풍은 뇌혈관 장애로 인하여 갑자기 쓰러진 후 안면신경이 마비되어 눈과 입이 돌아가거나 반신불수, 언어장애 등의 후유증을 남기는 병이다. 하지만 발병 초기에 손을 쓰면 수월하게 정상 회복이 가능하나, 시일이 경과될수록 회복하기가 어려워져 종내에는 내복약과 더불어 쑥뜸 치료를 병행해야 마비가 풀린다.

고혈압이나 극도의 심적 긴장(스트레스), 부적절한 식생활, 과도한 성생활, 과음(過飮) 등 주로 무절제한 생활 방식 때문에 생기는 질병이므로 사전에 절제 있는 생활 방식을 유지함으로써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일단 발병했을 경우 조속하고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 또한 중요하다.

출처: http://kor.theasian.asia/archives/318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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